도둑과 카메라 그리고....
사진...... 사실 카메라에 대한 기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시절 막내고모가 가져온 카메라를 목에 걸고 바다속으로 그냥 걸어들어 가서 목욕을 시켜줬던 일...... 버린 것으로 기억됩니다. ㅎㅎ 중학교 수학여행 때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려와서 사진을 찍어주고 사진값을 챙겨가던 친구를 보며 그런 생각을 못했음을 후회하던 일...... 사진에다 침묻혀서 칼날 같은 것으로 글씨 쓰는 게 유행이었는데... 드디어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카메라를 빌려가서 많아도 너무 많은 500여 컷을 담아서 사진값 내느라고 어머님 몰래 깨 팔아서 충당했던 일...... 스무살이 되어 내 손에 들어왔던 묵직했던 미놀타. 지금 생각해도 너무 근사한 가죽케이스에 담긴 렌즈 하나 딸랑 마운트된 은빛의 근사한 녀석.... 아웃포커싱을 해보겠다고 교보문고 바닥에 주저않아 하루종일 사진서적을 뒤적이던 날도 있었고, 결과물이 빨리 보고싶어 사진관 아저씨를 보채던 날도 있었는데.... 월급타서 몽땅 펜탁스 카메라 사는 것에 집어넣어 버리고 담배 살 돈이 없어 두달 동안 담배를 끊었던 일.... 그래도 길거리에서 주어서 많이 피웠습니다. - -;; 당구장에 가끔 들르면 장초가 엄청 많았었죠. 눈치봬서 자주는 못갔지만... ㅎㅎ 그런 열정도 어느샌가 시들해져 버린 탓에 꽤 오랜 시간을 카메라와 담을 쌓았는데......... 어느틈에 옆으로 와 버린 DSLR 한 대가 다시 세상의 빛을 훔치라 합니다. 표준줌 하나면 세상의 빛을 다 훔칠 수 있을거라고 자신했는데 좋건 나쁘건 이런 저런 렌즈가 종류별로 가방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렌즈가 느는 만큼 사진 실력도 늘었으면 좋으련만......렌즈 보는 눈만 늘어가네요. ㅎㅎ 사진찍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사진찍는 일이 직업이었다면 사진을 싫어했을 것이고, 그렇게 찍은 사진을 하늘에 비쳐보면 만원짜리 지폐가 투영될지도 모를 일이니....
작성 : 200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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