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일상다반사

도둑과 카메라 그리고....

zzixxa 2009. 5. 5.
반응형

사진......

사실 카메라에 대한 기억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 시절 막내고모가 가져온 카메라를 목에 걸고
바다속으로 그냥 걸어들어 가서 목욕을 시켜줬던 일......
버린 것으로 기억됩니다. ㅎㅎ

중학교 수학여행 때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려와서 사진을 찍어주고
사진값을 챙겨가던 친구를 보며 그런 생각을 못했음을 후회하던 일......
사진에다 침묻혀서 칼날 같은 것으로 글씨 쓰는 게 유행이었는데...

드디어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카메라를 빌려가서 많아도 너무 많은 500여 컷을 담아서 사진값 내느라고
어머님 몰래 팔아서 충당했던 일......

스무살이 되어 내 손에 들어왔던 묵직했던 미놀타.
지금 생각해도 너무 근사한 가죽케이스에 담긴 렌즈 하나 딸랑 마운트된 은빛의 근사한 녀석....
아웃포커싱을 해보겠다고 교보문고 바닥에 주저않아 하루종일 사진서적을 뒤적이던 날도 있었고,
결과물이 빨리 보고싶어 사진관 아저씨를 보채던 날도 있었는데....

월급타서 몽땅 펜탁스 카메라 사는 것에 집어넣어 버리고
담배 살 돈이 없어 두달 동안 담배를 끊었던 일.... 
그래도 길거리에서 주어서 많이 피웠습니다. - -;;
당구장에 가끔 들르면 장초가 엄청 많았었죠. 눈치봬서 자주는 못갔지만... ㅎㅎ 

그런 열정도 어느샌가 시들해져 버린 탓에 꽤 오랜 시간을 카메라와 담을 쌓았는데.........
어느틈에 옆으로 와 버린 DSLR 한 대가 다시 세상의 빛을 훔치라 합니다.

표준줌 하나면 세상의 빛을 다 훔칠 수 있을거라고 자신했는데
좋건 나쁘건 이런 저런 렌즈가 종류별로 가방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렌즈가 느는 만큼 사진 실력도 늘었으면 좋으련만......렌즈 보는 눈만 늘어가네요. ㅎㅎ

사진찍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사진찍는 일이 직업이었다면 사진을 싫어했을 것이고,
그렇게 찍은 사진을 하늘에 비쳐보면 만원짜리 지폐가 투영될지도 모를 일이니....

 도둑은......

가족......
아쉽지만( ? ) 아내가 딸랑 한 명이다.

앞으로도 계속 한 명 일 것이다. 절대 하나 이상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ㅎㅎ
결혼한 남자분들은 이해하실 듯...


마눌신 한 분과 집안을 돌아다니며 말썽피우는 작은 생명체 셋

어항 속에 있는 몇마리인지 모르는 새우와 플래티 대여섯 마리 그리고 엔젤피쉬와 레온어쩌고...

집 안 곳곳에 숨어있는 숫자를 셀 수 없는 집진드기와 이따금 눈에 보이는 파리 몇마리

그리고 여름에만 있는 모기들

직업......
조그마한 중소기업에서 머리카락에 쥐나는 일을 하고 덕분에
흰머리도 엄청 생기고 빠지는 머리카락도 점점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다른 일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예를 들면
전업주부 같은 거...ㅎㅎ

취미......
어릴 때의 꿈이 화가였고 지금도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맘입니다.
철들면서부터 계속 그림만 그리다가 보니 누가 물어보면 항상 그림그리기가 취미라 말하게 됩니다.
이제 사진찍는 일이 취미라고 말해야 될텐데.... 이건 아직 자신이 없고.

사진 보기, 사진 찍기, 그림 보기, 그림 그리기, 만화 보기, 만화 그리기, 무협지 보기, 무협지 쓰기

조각 하기, 조각한 거 부시기, 영화 보기, 여행 가기, 청소 하기, 빨리 개기, 설거지 하기

특기......
모르긴 해도 특기도 그림그리기였다면 화가가 되어있을 텐데
아쉽게도 그림그리기를 특기라고 말하기엔 많이 부족합니다.

낮잠 자기, 초저녁잠 자기, 밤새 자기, 하루종일 자기, 일어난 후 바로 자기
반찬없이 밥먹기, 오줌 참기, 응가 참기, 흰양말 빨기, 티스토리 블로깅하기

나이......
이 부분은 정말 맘에 안듭니다.
하는 일없이 해놓은 거 없이 많이도 먹었더군요.  
어느샌가 형님이라 부를 사람보다 형님이라 부르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말았습니다.
더 아쉬운 것은
오빠라고 부르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좌우명...

웃고살자.
꽤 어렸을 때부터 생각한 말이고 지원이(1딸)가 학교에 제출한 가훈도 웃고살자 입니다.
나는 웃고 사는 게 좋습니다.

단지행호사 막요문전정 (但知行好事 幕要問前程)
다만 좋아하는 일을 행할 뿐이니 앞으로의 일은 굳이 묻지를 말라.

(풍도(馮道)의 시 천도(天道) 중 한 구절입니다.)


요즘......
곤충 이름과 식물 이름이 많이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사진찍는 것과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뭐든 알아두면 좋으려니 하는 맘으로 화장실에 앉았을 때마다 책을 뒤적이곤 합니다.

고민......
아이들에게 짜증을 많이 냅니다.

내가 원하는대로 하지 않아서 그런건지 어떤건지 모르겠습니다.
자꾸 반성하고 안하겠다고 다짐해도 어느 순간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곤 합니다.
사랑한다고 말을 해줘야 되는데 그 말이 참으로 쉽지않습니다.


작성 : 2006년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