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그렇고그런

폐백을 신부 부모님에게도 한다고 하는데...

zzixxa 201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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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후 바로 이어지는 폐백.

폐백 幣帛.

사전적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리가 통상 얘기하는 폐백은 '신부가 처음으로 시부모를 뵐 때 큰절을 하고 올리는 물건'을 뜻합니다. 결혼식 후 신랑 부모를 모시고 치루는 절차인 것 이지요.

새삼스럽게 왠 폐백 얘기냐구요?
오늘 점심 식사중에 폐백에 대한 말이 나왔는데....신부 부모하고 친척 어른도 폐백에 참석하시라... 라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뜻이야 좋습니다.
남녀평등... 더 나아가서 여성우월....가장 이상적인 가족구성 사회인 원시사회로 회귀하는 차원에서 부계사회가 아닌 모계사회. 이런 추세 속에서 처가 부모님을 제외하고 무슨 일인가를 진행한다는 것은 간이 열개라도 감히 엄두를 내면 안되는 식으로 세상이 변해가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딸만 가진 처가 부모님으로서는 딸의 결혼식 폐백에 참석한다는 게 감격(?)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딸만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참여속에서 폐백이 가진 진정한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 남성우월주의와 가부장적인 무식한 사내놈의 생각입니다.

폐백은 폐백음식을 차려놓은 후 시부모를 모시고 신랑신부가 러브샷 꺽고 대추물고 키스하는 따위를 진행하는 어설픈 절차가 아닙니다.

무식한 사내놈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폐백은 신부가 시부모와 시댁에게 각서(?)를 쓰는 중요한 절차인 것입니다. 이 한 몸 불살라 며느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집안이 쑥쑥 번창하는데 이바지하겠습니다. 라는 굳은 각오를 보이는 첫 자리인 것이지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시부모가 아닌 백부모, 숙부모, 고모, 삼촌, 사촌, 당숙.... 일단 피가 조금 연결됐다 싶으면 앉혀놓고 절부터 하고 봅니다. 그나마도 시간이 좀 더 지났다고 이제는 처부모, 이모, 외삼촌까지.....

서두에 사전적 의미를 적어놨습니다만 폐백은 신부가 시부모에게... 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세상이야 변했건 변하지 않았건 신랑이 신부를 데리고 오는 것이지 신부가 신랑을 데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것이 종속관계가 아니고 평등관계이고 거둔다는 의미가 아니고 동행한다는 의미인 것은 알고 있습니만 여차하면 시가 와 처가의 뜻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역시 제가 무식한 사내놈인 탓이겠지요?

그런데 왜 이따구 쾌쾌묵은 얘기를 꺼내서 여성의 심기를 건드리냐구요?
여성을 낮추어 봐서도 하는 말도 아니고 비하해서 하는 말도 아닙니다만 여성과 여성의 부모 심기를 건드릴 때 건드리더라도 변질된 것은 변질됐다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기계처럼 1시간에 한쌍씩 만들어져 나오는 게 신혼부부인데 그깟 절차는 왜 따져?
때가 어느 땐데 남자 여자 타령이야?

하고 말씀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온고지신이라는 네글자가 새삼스럽게 머리 속에 떠올라서 주절거리는 말입니다.


저...딸만 셋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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