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일부 교사들이 수업 도중 학생들에게 교복 치마를 벗게 하는 벌칙을 주고,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광주 C여고 학생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이 학교 1학년 영어 담당 여교사가 수업 시간 도중 쪽지시험을 본 뒤 성적이 나쁜 학생들에게 교복 치마를 벗고 교실을 도는 벌칙을 주고 있다는 것.
이 학교 한 학생은 “친구들 앞에서 교복 치마를 벗고 교실을 돌면서 극심한 수치심을 느꼈다”면서 “저는 한 번 밖에 벌칙을 받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수차례에 걸쳐 이러한 벌칙을 받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도 “아무리 공부를 못한다고 사춘기 소녀들의 치마를 벗기는 게 말이나 되느냐”면서 “선생님께 항의하고 싶었지만, 미움을 받을까봐 꾹 참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사는 “학기초에 쪽지 시험을 봤는 데 ‘0’점이 나온 아이들이 있어 두 차례에 걸쳐 치마를 벗게한 뒤 무릎을 꿇고 있게 했으며, 벗은 치마로는 무릎을 덮고 있게 했다”면서 “치마를 벗고 교실을 돌게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며, 요즘은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의 또 다른 여교사는 1학년인 A양이 꽃무늬가 새겨진 가방을 들고 등교했다는 이유로 가방을 빼앗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학교는 숙녀용 가방과 빨간색 등 화려한 색상이나 꽃무늬 등이 새겨진 가방을 들고 등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A양은 “다음날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가방의 기준은 어디까지 인가’라는 글을 올렸는데, 이를 본 선생님이 저를 교무실로 부르더니 여러 선생님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낮과 밤이 다른 X’, ‘이 것도 홈페이지에 올려라’라는 등의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은 A양은 결국 부모님과 상의 끝에 전학을 가기로 결정했다.
A양의 어머니는 “아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 증세를 보여 전학을 결심하게 됐다”면서 “우리 아이가 마지막 피해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 교육청에 감사를 의뢰할 생각”이라고 울먹였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교감은 “가방과 관련해서는 해당 교사로부터 폭언을 한 사실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치마를 벗기는 벌칙도 학생들을 의욕적으로 지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박진표기자 lucky@kwangju.co.kr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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