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왕세종을 보고 있노라니 양녕대군의 난잡한 일 중에 대표적인 예로 손꼽히는 사건이 보여지고 있더군요.
초궁장(楚宮粧).
드라마상에서는 동생들이 보고 있는 앞에서 양녕대군이 초궁장에게 작업을 거는 장면이 대충 나오고 상왕 정종이 주최한 연회석상에서 양녕대군의 활쏘는 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초궁장의 모습이 보이더군요.
양녕대군에 대한 설이 하도 많아서 설마? 하는 분과 그럼 그렇지. 하는 분의 두 분류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고 같이 보던 마눌은 전주이씨 양녕대군파이니 믿기가 힘든 대목이었을 것입니다.
거봐.. 내가 양아치라고 했잖아...
득의에 찬 제 말에 묵묵히 드라마를 보던 마눌도 한참후에야 이런 말을 합니다.
아빠가 상갓집 개.. 라는 말을 했는데 진짜 그런가봐..
그걸겁니다. 양녕대군은 생전에도 상갓집 개라고 불리울만큼 양아치였습니다.
따지면 처 할아버지인데 제가 괜한 말을 할까요..
드라마에서도 나오고 해서 양녕대군이 넘봤던 초궁장이라는 여인이 나온 실록을 발췌해봅니다.
▣ 태종 14년 10월 26일 부마 청평군 이백강의 연회에서 세자가 기생과 방종하게 놀다
여러 대군(大君)이 부마(駙馬) 청평군(淸平君) 이백강(李伯剛)의 집에서 연회(宴會)하였다. 이백강이 아비의 상(喪)을 끝냈으므로, 여러 대군이 연회를 마련하여 위로한 것이었다. 임금이 명하여 세자(世子)도 또한 갔는데, 밤이 깊도록 세자가 기생 초궁장(楚宮粧)을 끼고 공주(公主)의 대청(大廳)으로 들어가서 즐기고 술을 마시다가, 공주에게 이르기를,
“충녕(忠寧)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하였다. 임금이 이를 듣고 기뻐하지 않으며 말하였다.
“세자(世子)는 여러 동생들과 비할 바가 아니다. 성례(成禮)하고 돌아오는 것이 가한데, 어찌하여 이같이 방종하게 즐기었느냐?”
이쯤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여기까지 보면 초궁장이 그저 기생으로만 보입니다만 다음 실록의 내용을 보면 초궁장이 누구인지 확실하게 나타납니다.
▣ 태종 15년 5월 13일 상왕의 기생으로 세자와 사통한 기생 초궁장을 내쫓다
기생 초궁장(楚宮粧)을 내쫓았다. 세자(世子)가 사사로이 상기(上妓)인 초궁장을 가까이 하므로, 임금이 알고 내쫓은 것이었다. 상왕(上王)이 일찍이 이 기생을 가까이 하였었는데, 세자가 이를 알지 못하고 사통하였기 때문이었다.
몰랐을까요? 초궁장이 상왕 정종의 기생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기생때문에 세자를 벌줄 수 없고 상왕의 여자를 건들였으니 차마 알고는 못할 일이다싶어 그저 몰랐다..하고 넘어가는 것이겠지요.
단란주점에만 가도 주로 찾는 아가씨가 있고 그 아가씨가 맘에 들어도 같이 간 동료들은 양보를 하는 게 막나가는 요즘에도 이루어지는 묵계인데 참 해도 너무 했습니다.
뭐 따지고 보면 기생이라는 것이 노류장화라 하여 아무나 품을 수 있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이렇게까지 무분별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튼 양녕대군 때문에 제가 할 말이 부쩍 많아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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