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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지붕뚫고 하이킥... 사람죽이는 게 반전인가?

zzixxa 2010.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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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사실 <지붕뚫고 하이킥> 이라는 시트콤은 전부 합쳐봐야 열 번도 채 보지 못했습니다.


재미가 없어서... 이런 개념이 아니라 9시 이전에는 퇴근해 본 적이 거의 없다보니 볼 시간이 없어서 못 본 것 뿐입니다. 물론 케이블방송에서도 하고 재방도 있긴 하지만 그것 역시 같은 이유로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웃는 걸 좋아하는 마눌님의 감상평은 퇴근 후에 간혹 듣고 있었기에 어쩌다 한 번씩 보는 일이 있더라도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 즐겁게 웃으며 보곤 했었습니다.

오늘 잠시 짬내서 웹서핑을 하다보니 마지막 방송에서 주연급 몇몇이 교통사고로 인한 죽음을 암시하면서 끝났다고 여기저기에서 난리입니다. 놀라움의 표시를 각기 다른 표현으로 표출하긴 했지만 가장 많은 표현은 엄청난 반전이라는 식의 표현입니다.

죽음이어야만 반전이 되는가?

출처 : KBS

열혈 시청자가 아닌 입장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필자는 반전이라는 단어가 그다지 와닿지 않습니다.
여러 종류의 영화나 드라마 중에서 반전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장르를 꼽으라고 하면 정확히 말씀드리기 애매하지만 최소한 아무일 없이 잘 지내다가 의미없는 죽음을 만들어 놓고 반전이라 생각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열심히 보았던 아이리스의 마지막 장면도 어이없어 하기도 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지붕뚫고 하이킥의 어이없는 반전에 빗대어보면 최소한의 장치는 돼있다고 여겨집니다.


최소한 반전이라고 한다면, 시청자 대부분이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고 그 일은 이전의 상황을 유추해서 거꾸로 올라가보면 아귀가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게 아닐까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났다.

그런 면에서 보면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연출자와 작가가 마지막회의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연기자에게만 메일로 대본을 보내면서까지 보안을 유지했다는데 사실 그 이전부터 많은 시청자들은 몇몇이 죽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굳이 반전이라고 말하기엔 충분히 예상됐던 죽음인거죠.

죽음이 있어야 한다면 그에 맞는 원인이 있어야 됐고 그 원인은 앞에서 부터 조금씩이라도 보여졌어야 맞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모여진 원인(사건)을 가지고 시청자가 추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한참 논란이 많았던 이른바 막장드라마처럼 알고보니 여동생이더라.. 하는 식의 어이없는 반전이라면 그동안 쌓아온 탑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진정한 반전이라면 논리적이어야 한다

반전을 위한 추리나 논리는 영화나 드라마 속의 인물들끼리 하는 두뇌싸움이 아닙니다. 진정한 반전은 연출진과 관객(시청자)의 두뇌싸움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의 선과 악이 진행하는 모든 내용을 지켜보는 관객이나 시청자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도록 해놓고도 찾지 못하게 하는 복선이 필요한 것입니다.

다만, 앞선 장면에서는 보여주지 않았던 생소한 물건이나 사건을 새삼스럽게 보여주면서 반전의 정당성을 말하는 것보다는 계속해서 보여준 정보를 가지고 관객(시청자)가 유추하고 확신을 가진 결말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꾸었을 때 아!! 그랬구나. 그래서 그랬던거야...라고 무릎을 칠 수 있어야 하고요.

저게 뭐야?? 라는 생각을 해버린 다면 그것은 더 이상 반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극의 결말을 내 맘대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착각으로 정상적인 논리를 비꼬는 거짓말이고 정상적인 논리를 가진 시청자를 우롱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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