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일상다반사

바쁜 하루, 느긋한 기차여행

zzixxa 201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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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자마자 회의에 진입합니다.
시간은 흐르고 흐르건만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하고 그 근처에서만 머뭇거리고 맙니다.

일단 접죠?

 11시 30분
오후 일정이 빠듯한 도둑은 드디어 회의를 멈춥니다.

이런 젠장... 무슨 회의를 3시간씩이나....

도둑은 툴툴거리며 기차를 타기위해 기차역으로 향합니다.
 평일이라서 예매도 안해놨는데....

여러 번 이용하는 곳이지만 천안아산역은 아무래도 익숙해지지가 않습니다.
역사를 두어바퀴 돌면서 짜증이 난 도둑은 견인지역 이라고 써놓은 안내판 바로 옆에 주차를 해버립니다.

불. 법. 주. 차 !

견인하려면 해.... 족히 백 대는 넘을텐데...

평소의 도둑이라면 이러지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하느님과 부처님 공자님 측간신 칠성님과 삼신할머니를 걸고 정말 안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빠듯합니다.

광주행 표를 끊고나니 대략 10여분의 공간이 생깁니다.
그냥 가? 먹고 가?
하고 망설이다가 역사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묻습니다.
빨리 되나요?
네~ 금방됩니다. 

진짜 였습니다.
채 자리에 앉기도 전에 비빔밥 나왔습니다~ 라는 말이 들리더군요.
픽- 웃음으로 기쁨을 표현하고 자리에 앉아 숟가락을 듭니다.
그래도 여유있는 일은 아닌지라 대충 얼버무려서 비빔밥 하나 얻어먹고 나옵니다.

그리고...
기차타는 곳으로 가는데 개찰구가 보이질 않습니다.

뭐야? 여기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다시 확인해봐도 분명히 이곳이 맞습니다.
몇몇 다른 분들이 있는 걸로 봐서도 이곳이 맞습니다.

잠시 망설이다보니 기차가 다가옵니다. 기차 안에 앉아 출발을 기다리다보니 검표는 기차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안내가 나옵니다.세상 많이 변했군....

기차를 타본지 가 너무 오래된 탓에 바뀐 모양이었습니다. 검표는 언제하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하다가 이내 기분좋은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졸며 자며 광주에 도착합니다. 
(오며 가며 두 번 다 검표는 안했습니다. 승무원들은 왔다갔다 하던데...)

드디어 광주역입니다.
택시로 광주시내를 가로질러 이동하는데 광주에는 벌써 벚꽃이 피어있습니다.
아!!! 남쪽이구나...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드는 데 기사분이 놀란 듯 말씀하십니다.

어?? 아침에는 안폈었는데 어느새 터트렸네....

아침까지는 안피었다.... 흠흠... 아무래도 도둑을 환영하는 몸짓인가 봅니다. ㅋ

볼 일을 마치고 이번에는 송정역으로 향합니다.
광주역에서만 KTX를 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해서...
(몰랐습니다.^ ^; 알았으면 올 때도 송정역으로 왔을텐데 말입니다.)


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여유가 있습니다.
신문가판대에서 신문 하나 집어듭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잠시 기다리다가 기차에 앉아 신문을 펼쳐듭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승객은 대부분 출장중인 직장인들인 모양입니다.
저마다 노트북 가방 하나씩 들고 타는가 싶더니 여기저기에서 업무전화가 끊이질 않습니다.
그 와중에 도둑도 두어 번 거들었습니다만....

들고 간 신문을 다 읽고나서 경치를 볼까 했더니, 어느 새 어두워진 창 밖은 불빛만 남아 있습니다.
잠시 불빛을 바라보다가 이내 경치는 포기하고 놓친 곳이 있을거라는 믿음으로 신문에 다시 눈을 돌립니다.
신문의 놓친 곳을 거의 찾을 즈음 기차는 천안아산역에 도착합니다.

주차해놓은 차에 올라 시동을 걸고나니 하루가 끝나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쁜 하루였습니다.
시간에 쫒겨 움직이다보니 정신마저도 없었습니다.
다만, 오가는 길의 기차안에서 느꼈던 여유로움은 참 좋은 하루였습니다.
뭐라 표현할 방법은 없지만....

언제부터인가 기차나 고속버스를 멀리하고 승용차를 운전해서 가는 버릇이 있었는데
다음부터는 되도록 기차나 고속버를 타고 싶다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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