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방언을 河野六郞은 경상도방언과 묶어 남선방언(南鮮方言)이라 하였다. 오늘날 남부방언으로 바꾸어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전라도 방언과 경상도 방언은 공통적인 면이 많이 있다. 우선 그 중 대표적인 것들 몇 가지를 (이들 중 어떤 것은 어느 한 방언에만 해당한다. 가령 예문 ⑵에서 전라도방언에도 쓰이는 것은 '새비' 뿐이다.) 봄으로써 이 방언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중세국어에서 'ㅿ, ㅸ'으로 표기되던 것들이 이 지방에서는 각각 'ㅅ'과 'ㅂ'으로 살아남은 것을 들 수 있다.
등 중부에서 평음으로 발음되는 어두 자음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예들이 대단히 많다. 이러한 현상은 충청도에도 많고, 나머지 지방에서도 특히 현대로 올수록 많아지는 현상이지만 이 남부에서 그 정도가 가장 심하다.
ㅣ역행동화가 유난히 심한 것도 이들 방언의 특징이다. '잽히다'(잡히다)니 '괴기/게기'(고기) 등의 ㅣ역행동화의 분포는 전국적으로 상당히 넓으며, '뱁이다, 맴이다'처럼 명사가 뒤에 조사를 만나 ㅣ역행동화를 일으키는 현상은, 충청도 일부 지방에서도 발견되지만 이 남부방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라 할 만하다.
⑸ 뱁이(밥이), 맴이(마음이), 떽이(떡이), 해기 싫다(하기 싫다), 헤리(허리)
이상으로 비록 전라도방언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전라도방언의 중요한 특징의 일부인 현상들을 살펴보았다. 이 외에 그야말로 전라도방언을 특징짓는, 이 방언 고유의 것이라고 할 만한 특징들도 많다.
전라도 방언의 특징도 어미에서 많이 나타난다. '-는데'의 뜻을 나타내는 '했는디, 그란디'의 '-는디', '-니까'의 뜻을 나타내는 '비쌍깨, 그랑깨, 간당깨로'의 '-ㅇ깨' 및 '-ㅇ깨로'는 특히 이 방언을 특징짓는 어미들이라 할 만하다. 표준어의 '-요'에 해당하는 '입었어라우'(입었어요), '좋구만이라'(좋구만요)의 '-라우'나 '-래요'에 해당하는 '나 갈라요'의 '-라요', 또 '잘 크지야?', '응, 잘 커야'의 '-야'도 특징적이다.
선어말어미 '-겠-'이 '좋것나, 오것다'처럼 '-것'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나, 존대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 '-시-' 이외에 '가셔라우'(가셔요), '할머니가 외게서'(할머니가 오셔서)에서처럼 '-게/겨-'가 쓰이는 현상도 특기할 만하다. '처럼'이나 '만큼'에 해당할 조사 '맹키'나, '듯이'에 해당할 '데끼'도 이 방언을 특징짓는 형태들이다.
문말에 덧붙는 '그래라우 잉', '좋지 잉' 등의 '잉'도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전라도방언의 하나다. 표준어 '응'에 해당하는 단어이긴 하나 그 쓰임의 범위가 훨씬 넓다.
전라도방언의 음운 체계는 표준어와 가깝다. 일부 지방에서는 'ㅐ'와 'ㅔ'가 변별되지 않지만 되는 지역도 많으며 'ㅚ'와 'ㅟ'의 단모음으로서의 발음도 잘 지켜지는 편이다. 특히 'ㅓ'와 'ㅡ'의 대립이 뚜렷하여, 전체적으로 경상도방언보다는 훨씬 표준어에 가까운 방언이라 할 수 있다.
나사지다 나아지다 (요것이 요리 뻣뻣허니 맛대가리 웂는 것이야 다 처녀라는 표식잉께, 결혼허먼 시나브로 나사지겄제잉.) 남치기 나머지 (땅임자는 나고, 억울허먼 군정에 가서 남치기 물어도라고 혀!) 낭구 나무 (요리 눈물 짜감서 생짜배기 낭구 부지런히 때고 있응께 쪼깐 더 기둘려라.) 내빌라두다 내버려두다 (내빌라두씨요. 내 설움도 풀어야제라.) 냉게놓다 남겨놓다 (재산 많이 냉게놓고 비명횡사헌 냄편 한 풀어줄라는 것인디 아까운 것이 머시가 있겄어.) 넘 남 (넘덜언 다 오는디 니만 안오니께 이 에미 속이 워쨌을 것이냐.) 놉 날일꾼 (어르신. 이 땅은 몇 명만 놉을 사면 금세 농토화시킬 수 있는 땅 아닙니까.) 느자구웂다 버릇없다. 철없고 분수를 모르다 (참말로 요 사람 느자구웂는 것 잠 보소. 코 앞에 남정네 않혀놓고 사람 타령 혀야 쓰겄어?) 늘품있다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원칙은 지키라고 정헌 것잉께 꼭 지켜야 허는 것이야 당연지산디. 고것도 사람이 서로가 위험스로 탈없이 똑바라지게 살아보자고 맹글어낸 것이 분명헐시, 고것얼 지켜도 사람얼 우선으로 생각혀서 받들고 위허는 쪽으로 늘품있이 지키고, 낙낙허게 지키고, 푼더분허게 지키고 혀얄 것이 아니드라고?) 늘핀하다 늘펀하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모양 (이 깔끄막, 저 깔끄막에 엎어지고 뒤집어지고 헌 시체가 늘핀혔응께.) -능갑다 -는가 보다 (워메, 인자 두 다리 뻗고 권세 누림시롱 살 만헌 시상이 왔능갑다 했등만 열흘이 못가 요 무신 꼴이당가.) -능겨 -는가 (지리산 호랭이가 칵 씹었다가 도로 뱉을 요 문딩아, 나만 새끼들허고 어찌 혼자 살라고 혼자 내빼능겨.) -능마요 -는구만요 (대장님, 여그 오시능마요. 워디 가셨습디여?)
단도리하다 단속하다 (참마로 미안시럽소. 다시는 이런 일이 웂도록 단도리허겄소.) 달게다 달래다 (맴이 통허나마나, 지 신세 각다분헌께 자네허고 일 매듭짓고나가 살살 달게먼 말 듣겄제 워째.) 달브다 다르다 (사람도 지각각 죄도 지각각이라고, 사람마동 진 죄가 달블 것인디 워째서 마구잽이로 쥑이기만 허는지, 날이 갈수록 그 사람덜이 무서짐스로 겁이 살살 난당께요.) 당글개질 고무래질. 그러모으거나 펴는 일 (목구녕이 간질간질허니 당글개질을 허는디, 탁배기가 나올라먼 당아 멀었을끄나?) -당마요 -단 말이요 (주력부대가 깨져부렀당마요.) 당아 아직 (소리 심 알라먼 당아 멀었어.) 대끼 -듯이 (모른 장작 불땀 씨대끼 키 작은 사람이 물건 크다는 말 알제?) 더터갖고 더듬어가지고 (입산빨갱이덜 집구석 싹 더터갖고 그 새끼덜이 왔다갔는가부텀 조사혀.) 더터묵다 찾아먹다 (한바탕 더터묵을만 혀, 워쩌?) 뎁되 오히려 (법을 지키게 허고 질서를 잡겄다고 온 사람이 고런 폭도들을 엄벌하는 것이 아니라 뎁되 편얼 들어 기를 세워줘?) 도라고 달라고 (땅임자는 나고, 억울허먼 군정에 가서 남치기 물어도라고 혀!) 되나케나 도나캐나. 아무렇게나 (좋아, 근디 되나케나 맹글먼 안 돼야!) 되작되작 차근차근 (니미럴 것. 장터댁 말 듣고 되직되작 생각혀본께 사내자석 배창시 비비 틀리게 허는 영 느자구웂는 말이시잉?) 딜꼬 데리고 (우리 여그꺼정 딜꼬 오니라고 동무 수고가 많었소.) 딜이다 들이다 (어이 천 동무, 고것 일로 딜이씨요.) 땀세 때문에 (죽지 못허고 살아야 할 찔긴 목심 땀세 요리 찔져졌는갑구만이라.) 땅띔하다 알아내다. 어림짐작하다 (서울이라도 땅띔하기가 에로운디 평양이란께 더 땅띔이 안 되느만이라.) 뛰다 맞붙다 (쪼옿 겉은 새끼. 니가 그리 소리질름서 쫓아오먼 나를 워쩔겨! 한분 뛰겄다 고것이여!) 뜨광하다 마땅하게 여기지 않다. 반응이 신통치 않다 (빨갱이한테 총맞고 순사질 못해 묵게 된 것만도 복통해 죽게 억울한 일인디, 그 대신에 그 자리 하나 내도란 것이 과해서 서장님은 그리 뜨광허니 협조를 안허는 거요?) 뜽금웂다 느닷없다 (또 무신 뜽금웂는 소리 헐라고 그러냐?) 띠놓다 떼어놓다 (왜 애인이라도 띠놓고 왔냐?) 띠치다 떨치다 (우리가 헐 일언 역사 투쟁뿐이 웂는디, 나 한나 죽는 것이야 암시랑토 안헌디, 남치기 새끼덜이 짠허고 불쌍허단 생각언 띠치기가 에롭소.)
발싸심하다 발을 재게 놀려 돌아다니다 (한은 맺히기만 혔지 풀리는 것이 아닝께 한인 법인디, 고건 풀라고 발싸심허먼 헐수록 헝클어진 실꾸리맨치로 얽히고 설키다가 종당에는 지 명꺼지 끊어묵는 법인디…) 벌로 듣다 (말을)귀기울여 듣지 않다 (나가 허는 말얼 벌로 듣지 말고 중놈 염불 외디끼, 동냥아치덜 장타령 읇디끼, 자다가 깨와서 물어도 또로록 대답이 나올 수 있게끄름 달달 외아뿌시요, 잉.) 베리다 버리다 (아자씨, 나 튀밥 다 베레불겄소!) 보돕시 간신히 (면회는 안 되고 요것만 보돕시 통과혔구만이라.) 보초웂다 버릇없이. 배운 것 없이 늘품 없음 (아새끼 드럽게 짜잔허고 보초웂다고 사람 취급을 안헐 것이요.) 보트다 마르다 (화아. 두 분만 새로우먼 피 보타 죽겄소.) 볼충하다 벌충하다 (물이 실렸든 동안에 못헌 일 볼충허라고 뒤에서는 잡지제, 심이 곱쟁이로 드는 것이 그 일이요.) 볽다 밝다 (와따 귀도 볽네.) 볿다 밟다 (고것을 볿았다 허먼 영축웂이 죽소.) 북새질 북새통을 만드는 일 (다 우리 엄니가 노망이 일찍 들어 이 북새질이제라.) 분 지르다 화를 돋우다 (니 참말로 분 질를껴?) 불퉁스럽다 퉁명스럽다 (마삼수가 불퉁스럽게 내쏘았다.) 비문히 어련히 (나이 잡순 노친네가 비문히 잘 알 것이라고 그리 새살 까고 그려!) 비우짱이 웂다 비위가 없다 (나맹키로 비우짱이 웂어서 그러요.) 뽀짝 바짝 (나무는 뽀짝 몰른 솔갱이럴 때도록 허씨요.) 뿌랑구 뿌리 (갱엿만 묵고 살았능가 칡뿌랑구만 묵고 살았능가. 워찌 그리 찔기당가?) 삐대다 느릿느릿 움직이다 (다 아는 자기 이약 쓰는 것인디 그리 삐대쌓지 말고 퍼뜩퍼뜩 씨뿌씨요.)
삭신 피부. 살결. 몸 (삭신을 못 쓰게 맹글 날을 폴세부텀 종그고 있단 것을 지눔이 알어야 쓸 것이여.) 살강 부엌의 찬광 (그네들은 살강 옆에 선 채로 한술썩 뜨고 또 일에 달라붙어야 했다.) 삼시랑 볼품 없는 몰골 (강동기가 한 분도 아니고 두 분썩이나 그리 독허니 대드는 판인디 나넌 머 하고 자빠졌는 삼시랑이다냐 생각헌께 나가 똥친 작대기맹키로 병신 팔푼이로 뵙디다.) 상호 얼굴 모습 (고년이 워떤 년인지 대갱이에 머리크락 싹 다 잡아띧겨 중놈 상호 되고 잡은개비요.) 새북 새벽 (니년이 나럴 무시허먼 헐수록 내 오기가 새북좆 스대끼 창창허게 벋질러올른다는 것을 알어야 써.) 새살 잔소리 (요런 잡년, 새살은 무신 쎄 빠질 새살이여.) 새시로 사시로. 간단없이 (요새 공비덜이 천지사방에서 새시로 지랄발광덜얼 시작혔는디, 요것이 아조 요상시런 징존께 맘덜 각단지게 공구려 묵어야 헐 것이여.) 생뚱하다 엉뚱하다 (고것이 무신 생뚱헌 소리다요?) 소양 소용 (엄니, 그렇게 미친 거맹키로 굿허고 요리 아파불먼 무신 소양이 있당가. 돈도 더 받지 못험스로.) 속아지 속내. 속마음 (시상이 다 아는 못된 속아지에 맘 한분 좋게 묵자고 혔어도 을매나 좋게 묵어지겄어.) 솔찬하다 수월찮다. 대단하다 (그 남자는 천천히 담배를 빼들며 "솔찬허시"하고 홀린 듯 말했다.) 쉬다 (나이를) 먹다 (나가 나이 쉰디다가 키할라 요리 쪼깐허니 크다가 말어뿌렀이니 소 탈 욕심이야 진작에 털어뿌는 것이 안 좋겄소?) 시난고난 병이 심하지는 않으면서 오래가는 모양 ("아, 그러세요. 어디가 많이 편찮으십니까?" 심재모는 반가운 감정을 감추며 예사로운 듯 물었다. "야아, 시난고난하는구만이라.") 시다 세다. 헤아리다 (책장 아니라 명주를 시데끼 혀도 나넌 몰르겄는디.) 시상 세상 (워메, 인자 두 다리 뻗고 권세 누림시롱 살만헌 시상이 왔능갑다 했등만 열흘이 못 가 요 꼴이 무신 꼴이당가.) 시장스럽다 한심스럽다 (워메 시장시런거. 고것도 말이라고 헌당가?) 시퍼보다 무시하다 (촌놈이라고 시퍼보는 줄 알고 속이 불끈혔지라.) 실답잖다 시덥지 않다 (실답잖소. 혜자 동무가 지식 계급 출신들의 반인민성 청산, 자유주의 배격 겉은 말을 자꼬 들어쌓다봉께 너무 과허게 생각허는갑소.) 심 셈. 마음 (워째, 심에 안 차시오?) 심 파허다 힘 빠지다 (아이고메 성님. 심 파허게 일정 때 이약 멀라고 허고 그러요.) 심지다 힘있다 (더 씨게, 심지게 싸와야제라.) 싸게 빨리 (싸게 뜨세.) 씨엉쿠 시원하게 (고것들이 하나씩 죽어자빠지는디, 씨엉쿠 잘됐다, 씨엉쿠 잘되얐다, 허는 소리가 속에서 절로 솟기드만요.) 씸벅씸벅 쑴벅쑴벅. 기탄없이 (긍께로 말 씸벅씸벅 허덜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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