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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방언의 특성

zzixxa 2010.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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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방언의 특성 부분은 <국어학 개설>(이익섭, 학연사)에서 발췌한 것이며, 방언 어휘사전은 <태백산맥 다시 읽기>(권영민, 해냄출판사)에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을 저는 단지 옮기는 수고만을 했습니다. 어휘의 용례는 모두 <태백산맥>에서 따온 것임을 밝힙니다.

호남방언의 특성

  전라도 방언을 河野六郞은 경상도방언과 묶어 남선방언(南鮮方言)이라 하였다. 오늘날 남부방언으로 바꾸어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전라도 방언과 경상도 방언은 공통적인 면이 많이 있다. 우선 그 중 대표적인 것들 몇 가지를 (이들 중 어떤 것은 어느 한 방언에만 해당한다. 가령 예문 ⑵에서 전라도방언에도 쓰이는 것은 '새비' 뿐이다.) 봄으로써 이 방언의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중세국어에서 'ㅿ, ㅸ'으로 표기되던 것들이 이 지방에서는 각각 'ㅅ'과 'ㅂ'으로 살아남은 것을 들 수 있다.

⑴ 가실(가을), 모시(모이), 여시/야시(여우), 나숭개(냉이), 잇어라(이어라), 젓으니(저으니), 낫았다(나았다)
⑵ 새비(새우), 누베(누에), 호박(확), 추비(추위), 더버서(더워서), 달버요(달라요), 고바서(고와서)

등이 그 예다. 'ㅅ'유지형은 중부에서도 꽤 넓게 발견되나 'ㅂ'유지형은 경기도 중심의 중부나 그 이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음들이다. 그만큼 古形이 남부에 많이 유지되어 있는 것이다.

  
또 중세국어의 'ㆍ'가 'ㅗ'로 변한 특이한 단어들이 있는 것도 전라도방언과 경상도방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⑶ 포리(파리), 폴(팔), 모실(마을), 몰(말), 노물(나물), 볽다(밝다), 몰르다(마르다), 폴다(팔다)

등이 그 예인데, 이들의 'ㅗ'는 중부에서는 'ㅏ'로 되어 있어 'ㆍ'의 음가를 추정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가지면서 이 방언들의 특징을 이루고 있다.

  
어두의 평음이 경음화한 현상도 두 방언에서 두드러지게 많이 발견되는 현상이다.

⑷ 뚜부(두부), 삐들기(비둘기), 까지(가지), 깡냉이(옥수수), 까락지(가락지), 똘배(돌배)

등 중부에서 평음으로 발음되는 어두 자음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예들이 대단히 많다. 이러한 현상은 충청도에도 많고, 나머지 지방에서도 특히 현대로 올수록 많아지는 현상이지만 이 남부에서 그 정도가 가장 심하다.

  
ㅣ역행동화가 유난히 심한 것도 이들 방언의 특징이다. '잽히다'(잡히다)니 '괴기/게기'(고기) 등의 ㅣ역행동화의 분포는 전국적으로 상당히 넓으며, '뱁이다, 맴이다'처럼 명사가 뒤에 조사를 만나 ㅣ역행동화를 일으키는 현상은, 충청도 일부 지방에서도 발견되지만 이 남부방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이라 할 만하다.

⑸ 뱁이(밥이), 맴이(마음이), 떽이(떡이), 해기 싫다(하기 싫다), 헤리(허리)

  이상으로 비록 전라도방언만의 특징은 아니지만 전라도방언의 중요한 특징의 일부인 현상들을 살펴보았다. 이 외에 그야말로 전라도방언을 특징짓는, 이 방언 고유의 것이라고 할 만한 특징들도 많다.
  

전라도 방언의 특징도 어미에서 많이 나타난다. '-는데'의 뜻을 나타내는 '했는디, 그란디'의 '-는디', '-니까'의 뜻을 나타내는 '비쌍깨, 그랑깨, 간당깨로'의 '-ㅇ깨' 및 '-ㅇ깨로'는 특히 이 방언을 특징짓는 어미들이라 할 만하다. 표준어의 '-요'에 해당하는 '입었어라우'(입었어요), '좋구만이라'(좋구만요)의 '-라우'나 '-래요'에 해당하는 '나 갈라요'의 '-라요', 또 '잘 크지야?', '응, 잘 커야'의 '-야'도 특징적이다.

선어말어미 '-겠-'이 '좋것나, 오것다'처럼 '-것'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나, 존대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로 '-시-' 이외에 '가셔라우'(가셔요), '할머니가 외게서'(할머니가 오셔서)에서처럼 '-게/겨-'가 쓰이는 현상도 특기할 만하다. '처럼'이나 '만큼'에 해당할 조사 '맹키'나, '듯이'에 해당할 '데끼'도 이 방언을 특징짓는 형태들이다.
  

문말에 덧붙는 '그래라우 잉', '좋지 잉' 등의 '잉'도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알려진 전라도방언의 하나다. 표준어 '응'에 해당하는 단어이긴 하나 그 쓰임의 범위가 훨씬 넓다.

  
어휘에서 특징적인 것 몇 개를 들면 다음과 같다.

⑹ 괴비(호주머니), 뺑도리(팽이), 냉갈(연기), 지(김치), 당각(성냥), 깨벗다(발가벗다), 디끼다(뒤집다), 시피보다(업신여기다), 방구다(겨누다), 이정스럽다(꼼꼼하다), 애서롭다(부끄럽다), 호숩다/호상지다(흔들거려 재미있다), 쬐깨(조금), 꼬꼬비(찬찬히), 뜽금없이(예고없이, 갑자기), 포도시(겨우), 싸게(速히), 무담시/맬갑시(괜히), 땜시/땀시/땀새/난시(때문에)

  
전라도방언의 음운 체계는 표준어와 가깝다. 일부 지방에서는 'ㅐ'와 'ㅔ'가 변별되지 않지만 되는 지역도 많으며 'ㅚ'와 'ㅟ'의 단모음으로서의 발음도 잘 지켜지는 편이다. 특히 'ㅓ'와 'ㅡ'의 대립이 뚜렷하여, 전체적으로 경상도방언보다는 훨씬 표준어에 가까운 방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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