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탄원서를 쓰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은 조그만 중소기업의 품질관리팀장입니다.
대략 이 회사에서만 15년 정도 근무했네요.
그런데 1년쯤 전에 고객중 한군데에서 품질문제를 거론하였는데
그 업체도 상위업체에게 납품하였다가 발생된 문제였습니다.
품질관련 업무를 하시는 분들은 잘 알고 계시지만
품질문제가 발생된 후 고객을 찾아가면 거의 사람대접을 못받습니다.
아주 병신, 쪼다 대접을 받는 게 정상이고 무릎꿇고 반성문 안쓰는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입니다.
거론된 품질문제의 발생요인이 우리 문제라고 말하기에는 매우 애매한 상황이었지만
고객이 상위업체에 불려들어가면서 다급히 대책서를 요청하였기에
대충 발생될 만한 요인을 만들어서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이짓도 몇 년 하다보면 각 품질 문제별로 원인과 대책을 거짓으로 만드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저한테 대책서를 급히 요구했던 고객이 갑자기 클레임을....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당신들이 원해서 거짓으로 준 대책서인데 왜 우리문제냐고 따졌더니..
거짓으로 제출한 대책서를 근거삼아 법원에 소송을 내버렸네요.. -,.-;
그래서 생전 안하는 고객에게 헤딩하기를 시작했습니다.
결국은 설계 잘못이 가장 크다는 근거를 찾아냈는데
법원에서의 증인 심문은 모두 끝나 버려서 탄원서를 썼습니다. 쩝
탄원서에 이 일이 잘못되면 옷을 벗어야될지 모른다고 썼는데 어쩌면 진짜로 옷을 벗어야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같아서는 정말 회사다니기 힘드네요.
이 글을 보실 분은 없겠지만 그냥 넋두리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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