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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령대군의 목탁치기

zzixxa 2008.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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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일에 열중하면서 잡념을 없애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빗대어 하는 말 중에 효령대군 목탁치듯 한다...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효령대군은 조선 3대왕 태종의 둘째이고 형은 양녕대군이요 동생은 그 유명한 세종대왕입니다.

요즘 시작된 대왕세종에서 보이는 효령대군의 아역을 보노라면 무사의 이미지보다는 전형적인 문사의 이미지를 보이지만 효령대군이 활쏘기에 능해 선왕인 태종의 사냥에 곧잘 동행하곤 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효령대군 목탁치듯 한다는 말은 왜 생겨났을까요?

세자이자 형인 양녕대군이 요샛말로 양아치 짓을 하고 돌아다니면서 태종의 눈 밖에 나자 효령대군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형이 저모양이니 아버지의 눈 밖에 나 있으면 왕위는 나에게 오겠구나... 하고 말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못된 생각은 분명 아니었지만 효령대군은 참으로 순박했던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평소에도 학문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지만 왕위를 이어받을 생각에 효령대군은 더더욱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요즘 고3 수험생들이 밤새워 공부하는 것 이상으로 말이죠.

이러는 효령대군에게 어느날 양아치로 변한 양녕대군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한마디하죠.
뭐 그렇다고 니가 내 자리를 탐내? 라는 식의 위협은 아니었구요.

뜻은 충녕에게 있슴이야..... (그래도 왕자인데 대충 이런식의 어법을 사용해겠죠?)

양녕과 충녕이 그리 똑똑한 사람들인데 효령이라고 바보겠습니까.
바로 알아들어버린거죠.

태종의 뜻이 충녕대군에게 있음을 안 효령대군.
비록 혼자 생각이었지만 왕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가 한 순간에 그 자리를 포기해야 되는데 맘이 편할리 없죠.

평소 깊은 관심을 가지던 불교에 심취한 효령대군은 이후 원각사를 창건하게 되자
조성도감(고려 시대에 궁궐을 짓고 수리하거나 특별한 건축 토목 사업을 위해 임시로 설치한 관청) 제조가 되어 불교의 발전에 많은 공을 세우게 됩니다.

그리고 왕의 자리를 잊기 위해서 열심히... 매우 열심히... 왕이 되기 위해 공부할 때보다 더 열심히....
목탁치고 불경을 외웠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 ^;

드라마 대왕세종을 보다가 문득 효령대군의 일이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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