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그렇고그런

너는 가수다 나는 직딩이고

zzixxa 2011.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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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

또 다시 탄생되는 오디션 형식의 방송이라 생각하고 관심을 두지 않은 프로입니다.
정규방송은 물론이고 재방송이 언제하는 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우연히 재방송을 보게 됩니다.



룰렛을 돌려서 나오는 곡을 선택하고
선택된 곡을 연습해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조금씩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무한경쟁!!

이런 것들 때문에 흥미를 가진 게 아니고 
피했으면 하는 곡을 말하면서 자신의 음색이나 음역과 맞지않는 고민을 하는 것을 보고
선택되어진 곡을 나름대로 재해석하고 편곡하는 것을 보고 

아!! 이 사람들 진짜 프로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생긴 흥미입니다.

그리고는 잊고 살았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챙겨보는 프로는 아니었으니까요.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나는 가수다'를 접하게 됩니다.
온갖 비난과 폭언을 동반한 하차해라... 치사하다... 라는 언어의 홍수 속에서...

그리고 마지막 노래를 부르는 손이 떨렸어... 하며 이전과는 전혀다른 방향에서 쏟아져 나오는 언어속에서...


서바이벌의 형식을 빌러 치뤄진 경쟁이니 처음 정해진 대로 또는, 시청자에게 약속한 대로 하차하는 게 맞다.
탈락했으면 물러설 것이지 기회를 준다고 해서 다시 붙들고 매달리는 게 될 일이냐.


직딩의 입장에서 생각해 봅니다.

회사가 어려워서 감원을 해야 되는데 누구를 놔두고 누구를 정리할 수 없어 시험을 보고 점수에 따라 정리하기로 합니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젊은 피의 재빠른 두뇌회전을 당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제가 꼴찌를 하고 말았습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습니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면 아이들과 마눌은 어떻게 하지?
이제와서 직장을 구할 수나 있을까?
아이들이 학교졸업 할 때 까지만이라도 다녔어야 되는데...

그래도 이젠 어쩔 수 없습니다.
꼴찌가 정리되기로 약속했으니까요.
포기를 하려할 즈음에 데리고 있는 팀원들이 탄원을 합니다.

해고할 사람이 따로 있지 어떻게 팀장님을 해고합니까.
이게 말이 됩니까.
(물론 현실속에서는 안그럴지도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상상이니까.. ^ ^;)

탄원이 먹혔는지 대표이사의 선처로 해고를 면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도 시험에서 꼴찌를 한 것은 틀림없고 팀원들 보기에도 민망합니다.

다음 번 시험에서도 꼴찌면 진짜 해고합니다.
라는 인사부서의 통보를 받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두가지입니다.

1. 자존심이 있지....꼴찌는 꼴찌. 그만 두겠습니다. 
2.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욱 더 열심히 해서 다음번에는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걸 선택해야 옳을까요?
초딩들의 바른생활 시험문제같은 이 문제의 답으로....

물론 가수의 입장과 직딩의 입장은 사뭇 다릅니다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40대 중년의 입장에서 슬쩍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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