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일상다반사

은행을 주워봅니다

zzixxa 2010.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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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은행나무가 좀 많은 편입니다. 한 동안은 은행이 열지않아 '울 회사 은행나무는 전부 사내새끼만 있나??'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5~6년 전 부터 은행이 열리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이 열리는 탓에 대충 돌아도 한가마니 정도는 줏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을 과장법이라고들 하더군요. ^ ^;)

굳이 나무를 흔들어 따지 않아도 될 만큼 은행들이 떨어지는 탓에 하나 둘 주워가다 뒤돌아 보면 어느 샌가 또 이렇게 떨어질 정도로 은행은 많지만 귀차니즘으로 딱히 욕심내는 사람이 없어 이따금은 근처 동네 아줌마들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아쉬운 일이지만 외부인을 출입시킬 수 없는 탓에 속절없이 썩어가는 은행이 많습니다.


 그날 점심 식사 후... 딱히 할 일이 없던 날이어서 주섬주섬 은행을 주워 모읍니다. 대충 10여 분 정도 주었는데 가지고 다니던 비닐팩에 제법 많이 담겼습니다. 문제는... 은행의 냄새나는 겉껍질을 벗겨내야 하는 일인데 (이 과정 때문에 은행을 잘 줍지 않습니다.) 회사 한 켠의 수돗가에서 고무장갑 두 손에 끼고 쓱쓱 문질러서 벗겨내기를 20여분.... 



다 벗긴 은행을 햇볕에 서너시간 말리면 물기가 완전히 사라지고 먹을 수 있는 은행으로 변신합니다.



후라이팬에 겉껍질이 거므스름할 정도로 볶아서 먹는 게 정석이라고 합니다만 타는 연기를 싫어하는 탓에 전자렌지에 넣고 대충 3분 정도 돌리면 알맞게 익은 은행들이 입을 벌리고 '나 잡아 드슈~'라고 말을 합니다.



입 벌린 은행의 겉껍질을 까면 초록색의 예쁜 알맹이가 나옵니다.
사진은 좀 흐릿합니다만.... 맛은 좋습니다. ^ ^


붙임...
은행을 두 번 주웠는데... 대충 30Kg 정도의 알맹이를 얻었네요.
농사지은 거 수확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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