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이명박 대통령이 조문을 가면 잠자코 있어라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에 조문을 가기로 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쯤에서 노사모를 비롯한 지지자들의 반응에 대한 예상들을 많이들 하고 그 답은 거의 뻔할 정도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이나 박근혜 전 대표가 빈소로의 접근조차 힘들었던 만큼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은 결코 순탄치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상황인지라 잠시 입을 닫고 있는 보수진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일부 천지분간 못하고 떠들어대는 보수논객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보수진영은 최소한 겉으로는 애도의 표정을 지으면서 자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떠들어대봐야 유리할 게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그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조용하면서도 일사분란하게 갑자기 불어닥친 시련(?)을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들이 노리는 것은 극적인 상황반전일 수도 있다는 것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만약...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거나 조금 더 심해져서 이명박 대통령의 신상에 아주 사소하게라도 문제가 발생될 경우 보수진영에서 어떤 식의 공격을 해올지는 뻔한 일이다. 어쩌면 그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조문 과정에서 약간의 불상사를 당하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야만 극단적(?)으로 치우쳐있는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겉으로야 정치를 떠나면 친한 동기였다는 둥 친구였다는 둥 떠들어대지만 정치를 할 때 그들의 행태는 적대국가의 수장을 대하는 형국이었고 이제 와서 그것이 변했다고 믿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내 아버지를 내 형을 죽인 사람이 조문오는 것을 어찌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분명히 밝혔다. 용서하라고... 내가 하는 말은 용서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나는 그 분처럼 큰 그릇이 못된다. 하지만 조문을 못하게 하는 사소한 단죄보다는 좀 더 크고 확실한 단죄를 위해서 기다리자는 말이다. 무관심해지자. 미움보다 더 한게 무관심이라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조문을 하던지 말던지 무관심해지자. 그리고 의연해지자. 한순간의 감정으로 고인의 유지를 흐리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리자. 그리 긴 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