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충남 서산까지 돌잔치 스냅 촬영하러 갑니다.
오후 6시부터 행사였지만 사전 컨셉촬영을 해야되니 오후 5시에 만나기로 해놓고는 길이 막혀 늦을지도 모른다는 중압감에 조금 일찍 출발했더니 오후 3시 반쯤 도착해버리고 맙니다.
됀장... 너무 일찍왔어. 이럴 줄 알았으면 오전타임 예약을 그냥 받아서 촬영하고 오는건데...
이런 식의 후회를 하며 간단하게라도 야외촬영 할 곳이 어디 없나 하는 마음으로 행사장소 주변을 어슬렁거리지만 뭐 마땅히 예쁜 배경이 눈에 보이질 않습니다.
오후 4시 조금넘어서 메이크업 하고 있는 아기엄마에게 가서 툭툭 셔터눌러가며 잡담을 시작합니다. 좀 더 일찍 메이크업실에 쳐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기초화장을 마친 상태로 쌩얼을 감추는 시간을 기다리느라...
메이크업이 끝나면서부터 촬영은 시작됩니다. 웨딩홀 예약실에 쳐들어가서 웨딩홀 신부대기실 사용허락은 도착하자마자 받아놓은 상태라 이곳저곳 휘적거리며 셔터를 눌렀더니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아기아빠도 땀을 줄줄 흘리고 있어서 준비해간 손수건은 아기아빠에게 넘겨주고 저는 그저 손바닥으로 땀을 훑치며 아기도 웃겨보고 달래보고 하면서 찰칵! 찰칵!
컨셉촬영 마치고 내려오니... 이런 젠장 일찍오느라 점심을 대충 먹고 왔더니 배가 고파옵니다.
눈 앞에 요녀석이 아른거리니 더 배가 고프지만 그저 셔터를 눌러가며 행사장면을 차근차근 스케치해갑니다. 조금 지나니 엄마아빠도 한쪽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네요. 보통 엄마아빠는 행사가 끝나서야 겨우 식사를 하곤 하는데 참 여유로워 보입니다. 나도 배고픈데...
평소에는 잘 먹지도 않는 스파게티도 맛있어보이고.....
마지막에 입가심으로 먹을 과일들도 맛있어보입니다만 일하다말고 뭘 먹겠습니까. 그저 열심히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셔터를 누르고 아기할머니랑 농담도 하며 웃는 모습도 찍어드리고...
아.. 드디어 촬영이 끝났습니다. 이제 잔금 받고 대충 허기만 채우면 집에 돌아갈 일만 남았습니다.
찍사 : 추가로 촬영하실 게 없으시면 지금 촬영 마치겠습니다. 잔금은... 엄마 :잔금은 입금해드릴께요. 제가 정신이 없어서...
헐~~~ 느긋하게 앉아 식사하면서 정신이 없으시답니다. 그래도 뭘 어쩝니까. 고객이 그렇다면 그런거지...
찍사 : 그럼 마무리 잘하시구요.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 엄마 : (냠냠.. 쩝쩝!) 아빠 : 네.. 수고하셨습니다. 식사는 하셨어요? 찍사 : (그러고 싶지만) 가다가 먹지요 뭐... 아빠 : 하고 가시지...
배가 고프긴 하지만... 적극적인 식사대접 맨트가 안나오는 관계로 패쑤... 주섬주섬 카메라가방을 메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새 어두컴컴합니다.
트렁크에 카메라가방 우겨넣고 혹시나 아기에게 안좋을까봐 도착하면서 부터 참고 참았던 담배를 꺼내 뭅니다.
피유~~ 집에 가서 짜파구리나 끓여먹어야겠다. 뷔페음식이야 매주 지겹게 먹는데 차라리 안먹는 게 나아...
집에와서 라면끓여달라 그랬더니 밥도 못얻어먹고 다닌다고 구박부터 합니다. 그래도 짜파구리 요녀석은 참 맛있네요..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