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ot/일상다반사

이사 가던 날

zzixxa 2011.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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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하다보니 휴일이 아닌 주중에 이사를 하게 됐습니다.
평수 늘려서 가긴 합니다만 대출금도 장난 아니고...쩝!

일주일 전부터 하나 둘씩 이것저것 정리하는데 일하시는 분들 귀찮게 하지말고 그냥 냅두랍니다.
알아서 다 해준다고...

그래도 사람이 그렇잖아요.
이사하는데 손 놓고 있는다는 게...

깊숙히 쳐박혀서 나뒹굴던 물건들을 정리하는데...

그 시절 사모았던 카세트 테이프가 큰 마대자루로 한 자루.
대충 10년 안쪽으로 사모았던 음악시디가 큰 박스로 세 박스.
이제는 시간이 지나고 업데이트가 돼서 봐도 소용없는 전문서적이 크게 묶어서 세 묶음. 
그리고 기억에도 없던 많은 물건들과 연애시절 주고받던 편지 뭉텅이.

1. 각종 카세트 테이프 - 앨범 한 장나오고 바로 망해서 없어진 가수 포함(이런 건 희귀음반인데...)
2. 도스(DOS) 시절에 나온 컴퓨터 서적 - 메모리 관리, dBASE, 쿼트로프로 등등
3. 업데이트돼서 낡아버린 컴퓨터 서적 - Excel 5.0, 엑세스 97, 오토캐드2000 등등
4. 오래된 자기 계발서 -  관리자..., ..극복하는..., ...하기, ... 방법 등등
5. 영어회화 테이프 및 교재 - 오성식...., 미친.... 
6. 오직 홍콩영화를 보기위해 배웠던 중국어 교재
7. 무거워서 다리가 흔들렸던 대리석 식탁 및 의자
8. 텔레비젼과 수족관 올려놓느라 고생했던 장식장
9. 삐그덕거리던 문은 윤활유 발라 살렸지만 빠져버린 밑판은 어쩔 수 없었던 장농
10. 간단한 물건들을 담아두던 서랍장
11. 잘 닦이지 않아서 그릇만 보관하던 식기세척기
12. 밑판이 휘어버린 책꽂이 세트
13. 이제는 잊혀져가는 25인치 CRT 텔레비젼
14. 덮고자던 이불과 담요 그리고 베개
15. 아이들 방에 그려진 낙서


정리 정돈이 물건의 자리이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물건을 없애는 개념이라 치부해도 
참.. 많이도 버렸습니다.

이제...
언제 사용할 지도 모르는 볼링셋트하고 언제 만져봤는지도 가 

뒷정리를 하다보니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이렇게 한 번씩
마음속에 쌓인 찌꺼기들을 버리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크고 깨끗한 집에 왔다고 다들 좋아하는데...
대출금을 갚아가야 하는 나는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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